퇴직연금 DB·DC·IRP 뭐가 다른가 — 법이 갈라 놓은 세 가지

회사에서 퇴직연금 유형을 고르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법 조문 한 줄씩만 보면 됩니다. 무엇이 미리 정해져 있느냐가 셋을 가릅니다. DB는 받을 돈이, DC는 회사가 낼 돈이, IRP는 둘 다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무엇이 미리 정해졌느냐로 갈린다
무엇이 미리 정해졌느냐로 갈린다

정의부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8.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란 근로자가 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를 말한다

9.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란 급여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를 말한다

10. “개인형퇴직연금제도”란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가입자가 납입한 일시금이나 사용자 또는 가입자가 납입한 부담금을 적립ㆍ운용하기 위하여 설정한 퇴직연금제도로서 급여의 수준이나 부담금의 수준이 확정되지 아니한 퇴직연금제도를 말한다

DB (확정급여형)DC (확정기여형)IRP (개인형)
미리 정해진 것받을 급여 수준회사가 낼 부담금없음
운용 책임회사근로자가입자
운용 성과회사가 가져감근로자가 가져감가입자가 가져감
중도인출조문에 없음가능 (대통령령 사유)대통령령으로 정함

운용을 잘하든 못하든 DB는 받을 돈이 정해져 있습니다. 반대로 DC는 회사가 낼 돈만 정해져 있고 불어나든 줄든 근로자 몫입니다.

DB — 퇴직 직전 평균임금으로 계산한다

법 제15조입니다.

급여 수준은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퇴직금제도와 같은 공식입니다. 법 제8조 제1항이 퇴직금을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기준 시점입니다.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을 씁니다. 10년을 일했다면 10년 전 월급이 아니라 그만두기 직전 월급으로 10년치를 계산합니다.

회사가 돈을 제대로 쌓아 두는지도 법이 봅니다. 제16조 제1항은 매 사업연도 말 기준책임준비금에 100분의 60 이상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을 곱한 최소적립금 이상을 적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DC — 연봉의 12분의 1씩 매년 넣는다

매년 그해 임금으로 쌓인다
매년 그해 임금으로 쌓인다

법 제20조 제1항입니다.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넣어야 합니다(제3항). 기일을 넘기면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율입니다.

가입자가 자기 돈을 더 넣을 수도 있습니다(제2항).

DB와 DC의 갈림길은 여기입니다.

상황유리한 쪽
임금이 가파르게 오른다DB — 퇴직 직전 임금으로 전 기간을 계산한다
임금이 거의 안 오른다DC — 운용수익이 쌓인다
운용에 자신이 있다DC
손실 위험을 지고 싶지 않다DB

임금상승률과 운용수익률 중 어느 쪽이 높을지를 보는 셈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연금으로 받으려면 55세와 10년

법 제17조 제1항입니다.

1. 연금은 55세 이상으로서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에게 지급할 것. 이 경우 연금의 지급기간은 5년 이상이어야 한다

2. 일시금은 연금수급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일시금 수급을 원하는 가입자에게 지급할 것

나이와 기간을 둘 다 채워야 연금으로 받습니다. 못 채우면 일시금입니다. 채웠더라도 일시금을 원하면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급 기한도 정해져 있습니다. 사용자는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해야 합니다(제2항).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금액이 제15조의 급여수준에 못 미치면 사용자가 14일 이내에 그 차액을 직접 줘야 합니다(제3항).

퇴직하면 IRP로 옮겨진다

받는 통로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받는 통로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법 제17조 제4항입니다.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급여의 지급은 가입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등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한다. 다만, 가입자가 55세 이후에 퇴직하여 급여를 받는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퇴직할 때 IRP 계좌를 만들라는 말을 듣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원칙이 IRP 계정으로 이전하는 것입니다. 55세 이후에 퇴직한 경우 등은 예외입니다.

IRP를 만들 수 있는 사람

법 제24조 제2항입니다.

설정할 수 있는 사람
퇴직급여제도의 일시금을 수령한 사람
DB·DC 또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가입자로서 자기 부담으로 추가 설정하려는 사람
자영업자 등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가 필요한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두 번째 줄이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DB나 DC에 들어 있어도 자기 돈으로 IRP를 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노리고 IRP를 여는 직장인이 여기 해당합니다.

납입은 본인 부담이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한도를 넘길 수 없습니다(제3항). 세액공제 한도는 그와 별개로 세법이 정합니다.

급여의 종류별 수급요건과 중도인출은 대통령령으로 정합니다(제5항).

직원 10명 미만이면 길이 하나 더 있다

법 제25조 제1항입니다.

상시 1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의 경우 … 사용자가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거나 근로자의 요구에 따라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본다

작은 사업장은 DB나 DC 규약을 따로 만들지 않고 IRP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사업자를 고를 때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근로자가 원하면 스스로 고를 수 있습니다.

상시 100명 미만 사업장을 위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도 따로 있습니다. 둘 이상의 중소기업 사용자와 근로자가 공동의 기금을 조성해 운영하는 방식입니다(제2조 제14호).

중도에 꺼낼 수 있나

제도중도인출
퇴직금주택구입 등 대통령령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면 중간정산 가능 (제8조 제2항)
DB조문에 중도인출 규정이 없다
DC주택구입 등 대통령령 사유가 발생하면 가능 (제22조)
IRP대통령령으로 정함 (제24조 제5항)

DB를 골랐다면 퇴직 전에는 꺼낼 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급한 돈이 생길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이 차이가 큽니다.

퇴직금을 중간정산으로 받으면 그 뒤의 계속근로기간은 정산 시점부터 새로 셉니다(제8조 제2항 후단). 연금 수급요건의 10년도 다시 쌓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압류는 안 되지만 담보는 된다

법 제7조입니다.

① 퇴직연금제도 … 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와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에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

빚이 있어도 퇴직연금은 압류되지 않습니다. 다만 주택구입 같은 사유가 있으면 담보로 쓸 수 있고, 퇴직연금사업자는 그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협조해야 합니다.

운용을 안 하면 디폴트옵션으로 간다

법 제2조 제15호입니다.

“사전지정운용제도”란 가입자가 적립금의 운용방법을 스스로 선정하지 아니한 경우 사전에 지정한 운용방법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DC와 IRP는 가입자가 운용합니다. 아무것도 고르지 않고 두면 미리 지정해 둔 방법으로 굴러갑니다. 방치해도 현금으로 잠자지는 않지만, 무엇으로 지정돼 있는지는 본인이 확인하셔야 합니다.

챙길 것

확인
1우리 회사가 DB인가 DC인가
2앞으로 임금이 많이 오를 자리인가 — DB가 유리할 수 있다
3DC·IRP라면 사전지정운용방법이 무엇으로 돼 있는가
4연금으로 받으려면 55세와 가입기간 10년을 채울 수 있는가
5DC 부담금이 매년 제때 들어왔는가 — 늦으면 지연이자를 받을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DB와 DC 중 뭐가 더 받나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임금상승률이 운용수익률보다 높으면 DB, 반대면 DC가 유리합니다.

Q. 회사가 DC인데 운용을 안 했습니다. 사전지정운용제도에 따라 미리 지정된 방법으로 운용됩니다. 어떤 상품인지 퇴직연금사업자에게 확인하십시오.

Q. 퇴직금이랑 퇴직연금은 다른 건가요? 퇴직금제도와 퇴직연금제도는 둘 다 퇴직급여제도입니다. 퇴직금과 DB의 급여 계산식은 같습니다. 계속근로기간 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입니다.

Q. DB인데 집 살 돈이 급합니다. DB에는 중도인출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제7조 제2항에 따라 주택구입 등 사유로 급여 수급권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Q. 회사가 DC 부담금을 안 넣었습니다. 매년 1회 이상 납입 의무가 있고, 늦으면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연 100분의 40 이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율입니다.

Q. 이직할 때 어떻게 되나요? 급여는 원칙적으로 가입자가 지정한 IRP 계정으로 이전됩니다. 55세 이후 퇴직 등 대통령령 사유는 예외입니다.

Q. 직장에 다니면서 IRP를 따로 만들 수 있나요? 됩니다. 법 제24조 제2항 제2호가 DB·DC 가입자가 자기 부담으로 추가 설정하는 경우를 적고 있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 044-202-7560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

이 글은 2026년 10월 31일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중도인출 사유, 적립 비율, IRP 납입 한도 등 대통령령에 위임된 사항은 시행령으로 정해지며 바뀔 수 있습니다. 본인 제도의 규약과 적립 현황은 회사 또는 퇴직연금사업자에게 확인하십시오.